2020년 1학기 기말시험 실시에 관한 총장 서한문

존경하는 강릉원주대학교 교직원, 학생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학교에서는 6월 8일에 주요 보직자 회의와 학생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거친 후 6월 9일 교무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기말시험에 대한 방법을 기존의 대면시험 원칙을 변경하여 비대면시험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습니다.

학교에서 기말시험 실시계획을 준비하던 시기에는 전국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고, 교육부도 고등학교부터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초·중등학교의 대면수업 실시를 발표한 상태였으며, 다른 대부분의 대학들도 기말시험은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우리 학교도 기말시험은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하고 비대면시험도 병행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교수님들께서도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면시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비대면 시험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학교 전산망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시험 기간을 6월 15일부터 7월 3일까지 3주간에 걸쳐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입생들의 경우, 캠퍼스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15주차인 6월 22일부터 26일까지는 전공기초나 교양과목을 우선적으로 치르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더불어 시험기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하여 학사운영과에서 각 과목별로 대면시험과 비대면시험의 실시 여부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였습니다. 

지난 6월 3일까지 각 학과의 자료를 취합하여 분석한 결과 대면시험과 비대면 시험의 실시비율이 약 50대 50으로 나왔는데 15주차에 대면시험을 보기 위하여 강릉이나 원주에 머물러야 하는 타지역 출신 학생들의 수는 강릉캠퍼스가 약 1,945명, 원주가 962명 정도가 되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 학교 학생생활관은 1인 1실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에 강릉은 520명, 원주는 134명 정도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15주차만 보더라도 정부가 요구하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학생들에게 안전한 숙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대면시험과 비대면시험을 연속하여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었을 경우에 비대면 시험을 볼 수 있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밖 PC방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는데 PC방은 코로나 감염 우려가 큰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위하여 학교에서 머무르는 기간 동안에 발생하는 경비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부모님들께 큰 경제적 부담을 드리게 된다고 간곡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학생회에서 실시한 학생들의 기말시험 선호도 조사에 의하면 2차 설문에 참여한 5,809명의 학생 중에 약 90%의 학생들이 비대면시험을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동안 잠잠해질 것 같던 코로나 감염이 이태원 클럽 사건 이후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증상 감염자들에 의해 조용히 다양한 환경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우려하듯이 시험 기간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가정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학교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으며 그 무엇보다도 학교 모든 구성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최근에 여러 대학에서 비대면으로 시행한 중간시험 기간 동안 부정행위가 있다는 사실이 공표되면서 공정한 비대면시험 실시에 대한 대책 마련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공정한 시험이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고 학생들은 공정하고 명예롭게 시험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대면시험이 꼭 필요한 과목들이나 학생들의 동의를 얻은 과목들은 대면시험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상황의 변화로 인해서 대면시험의 원칙에서 비대면시험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 대하여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의 넓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020년 6월 10일

강릉원주대학교 총장 반 선 섭